- 잠들어 있지 않고 취해 있지 않아도 자꾸만 깨어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여전해. 돌아보면 그렇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먹어도 먹어도 달래지지 않는 허기, 아무리 뺨을 후려쳐도 떨어지지 않는 몽환감.
- 누구도 내게 질문을 던지지 않았지만 어째선가 나는 언제나 초조하게 대답을 찾으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분명한 질문이 없으므로 분명한 대답도 없지만, 어쩐지 똑부러지는 대답을 발견하고 나면 애초의 질문이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뭔가에 홀린 놈 마냥, 질문도 없는 대답을 막연히 쫓으며 산다.
- 공부에 매진하던 시절에는 공부로, 음악에 집착하던 때에는 음악으로, 중독처럼 일에만 빠져살던 시절에는 그 일을 통해서 뭔가 조금은 분명해지는 것도 같았어. 알고 싶었던 게 뭔지는 몰라도 뭔가 알게 되는 것 같았고, 닿고 싶었던 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그 곳에 어렴풋 가까워지는 것 같았거든. 뭐 결국 그 불타오르는 흥분이 사그라들면 매번 공허한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적어도 무엇엔가 몰입하고 쏟아붓던 매 순간들만큼은 썩 안도했으니까. 과연 지금 나는 내가 찾던 그것들에 얼마나 가까워져 있는 걸까. 갈팡질팡 뛰어다니던 지금까지의 발걸음들이 얼마나 의미있었던 걸까.
- 폭식증 환자처럼 앎에 집착하던 것도 정말 지식에 대한 갈증 때문은 아니었어. 나는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데, 늘 나를 몰아대는 그 질문(혹은 대답)이란 막연하나마 어찌나 거대하고 압도적인지. 내 안에 뭐라도 채워놓고 아무 것이라도 삼켜대지 않으면 내가 그것에 통째로 먹혀버릴 것 같았거든.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쫓기고 보이지 않는 것을 쫓아다니는 갑갑함, 닥치는대로 알아두고 겪어두고 새겨둔다면 손톱만큼은 벗어날 수 있을까 싶어서.
- 그림을 그리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한편으론 궁극적인 생존도구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한없이 덧없는 도피처이기도 해. 가라앉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하고, 멈추지 않으려면 무엇이건 쫓아야 해. 어렴풋 알 것 같다가도 또 마냥 모를 것만 같아서, 어떤 날은 초조하고 또 어떤 날에는 허망해.
- 가볍게 가볍게, 편안하고 즐겁게, 온화하고 평화롭게, 나도 좀 잊어두고 살고 싶은데. 잠깐이라도 고민을 멈췄다간 금세 또 쫓기는 기분에 사로잡히고 말아. 나는 무엇을 알고 싶은 거지. 누구도 내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는데. 어째서 난 자꾸 대답하라는 독촉을 받는 것만 같은 거지. 아무리 그리고 연주하고 달려도 온전히 풀어낼 순 없고, 온갖 책을 뒤지고 사람을 만나도 속시원히 뚫리진 않아. 언제까지 어디까지 이렇게 가야 하는 걸까.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에서 제시했던 답변은 "42"라는 숫자. 내가 안절부절 못하며 쫓고 쫓기던 내 질문과 대답도 그런 건가. 사십이.
http://www.baadaa.net/kc/trackback/225





전 항상 너무 아무생각없이 사는데...-_-;;;
좀 쉬십시오~ 일요일만이라도 ^^ 토닥토닥..
언젠가 만나서 치즈케익과 기타등등을 먹게 되면 왠지..
강의 듣고 훈계 들을 것만 같은 이 기분 ㅋㅋㅋ 갑자기 반성하고 막;;
안녕히 주무세요~ ^^
아, 저, 사실은 맨날 이렇게 꽁해서 고민만 하는 건 아니구요 -_-;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알고 보면 캡 가볍고 유쾌하다니깐요. (음?)
간만에 다녀감.
얼마 전에 대학 동기인 00학번 김효정씨가
오래비와 말이라도 한 마디 해 보는 게 소원이었다고 전해 달라며-
자기도 오래비와 친해지고 싶다고 그랬다우.
역시 대단한 사람이야 크흣.
나랑 친해지고 싶었다는 사람들은 종종 있는데
왜 정작 나랑 친해진 사람들은 별로 없는 걸까.
이거 나한테 문제가 있긴 있는 건가? -_-;
... 그러고 보면 그 김효정 씨랑은
문자 그대로 "한 마디도" 안 나눠본 것 같네.
듣자 하니 임상전공으로 학위도 받았다던데. 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