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han Yu
  • 아침에 출근해서 밤에 퇴근하는 생활은 (나름) 규칙적인 생체주기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심지어 술을 마신 날이라도 어쨌건 (아주 늦은) 밤에는 자게 되고, 어떻게든 (제법 이른) 아침에는 일어나게 되니까. 서울에서 일할 때나 학교 다닐 때처럼 일조 주기에 관계없이 들락거리는 흥미진진함은 없어도, 웬만큼 예측 가능한 생활 패턴이란 게 장점이 많더라고. 단,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다 보니, 회사일 이외에는 거의 무엇에도 손댈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만들어서 블로그에 막 뿌리고 싶지만 (-_-;)  시간이 잘 나지 않아. 그래도 돈줄이니까 버텨야겠지.


  • 어젠 고등학교 동아리 친구와 통화했다. 대학 다닐 때 이후로는 소식 한 번 제대로 닿은 적 없었으니, 당연히 우린 서로의 근황을 전혀 알지 못했지. (의대생이었던 그 친구가 의사 됐단 거야 난 당연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_-;)  이력서에 요약된 내 10년치 사연을 두곤 "네가 이것들을 이루는 동안 나는 뭘 한 거냐" 하더라. 공연 때면 크고작은 작/편곡을 맡았고 심심찮게 그림도 그려내던 당신, 뭘 택해도 잘 해냈겠지만 네 선택은 널 번듯한 성형외과 전문의로 이끌었잖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여러 길에 욕심내고 헤메온 내 입장에선 우직하게 한 길 걷는 당신들이 멋지다. 짧은 통화를 마치고 나니 다른 반치음 10기들의 소식이 살짝 궁금해졌다. 같이 노래 부르던 우리 8명 중에서 이젠 의사가 둘, 공무원 하나, 디자이너 하나, 공연예술인 하나. 나머지 셋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으려나. 서로 마음도 많이 상했던 우리지만, 지금 만나면 그때처럼 투닥대진 않을 것 같은데.


  • DJ Soulscape의 앨범 두 장을 주문했다. 한국산 훵크 사운드를 믹스했다는 Sound of Seoul 시리즈, Turntable Lab 웹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더라고. 남의 나라에서 내 나라 인디뮤지션의 음반을 자연스럽게 살 수 있다니 기분이 오묘하더라. 얼마 전에 신규앨범 마스터링차 뉴욕에 왔던 The Quiett도 그렇고, 이미 수년간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다져온 Loptimist는 말할 것도 없고. 박진영같은 큰 간판과 외교적 협력관계가 없더라도 순전히 음악만으로 어디 내놔서 부끄럽지 않을만큼,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인들은 정말 탄탄하고 성숙한 거다. 진흙 속에 피는 꽃이라더니. 척박하고 팍팍한 곳에서 아무도 꿈꾸지 못한 성과를 일궈내는 당신들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냄.


  • 동부 지역에 또 눈이 펑펑 쏟아지누나. 아침에 눈 뜨고 창문 밖이 너무 환해서 깜짝 놀랐다니까. 어디는 폭설 때문에 휴교도 한다는데. 은근히 기대했지만 전철이 너무 아무렇잖게 다니고 있어서 싱겁게 그냥 출근했다. 오늘밤도 야근해야 할 듯. 이거 쓰는데 일감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2010/02/10 12:11 2010/02/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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