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han Yu
  • 한참 미뤄오던 것들 몇 가지를 해치웠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신경쓰였던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대망의 세금환급(tax return) 신청. 미국 생활하면서 여지껏 마땅한 소득원이 없어서 딱히 신경써 본 적도 없었는데, 2009년에는 번듯한 고용주가 생기면서 요런 것도 해보게 되네. 처음 해보는 거라 많이 낯설었지만 생각보다 아주 심하게 복잡하진 않더라. 사실 나는 신고할 내용도 별로 없고, 그래서 작성해야 할 서류도 그리 많진 않더라고. 게다가 전 과정을 인터넷에서 진행하는 거라 따로 주중에 짬을 내야 할 필요도 없고. 이제 심사 마치고 돈 돌려받는 것만 남았네. 살짝 뿌듯허다 이거.


  • 얼마 전에 주문했던 클래식기타 픽업을 배송받아서 방금 설치했다. 청진기처럼 생긴 집음판을 기타 울림통에 부착하고 케이블만 연결하면 곧바로 녹음/출력이 가능한 형태인데. 설치도 간단하고 소리도 훌륭한 편이라서 일단 만족스럽다. 집음장치가 (다소 과하게) 민감한 게 흠이라면 흠일까. 울림통에 소매가 스치거나 케이블이 조금 흔들리기만 해도 부스럭 소리가 유입되더라고. 잡음에 민감한 녹음이라면 작업 전 설치에 신경을 더 많이 써둬야 할 듯.


  • 나는 남성성에 집착해 본 적이 없었는데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자니 남자 남자 남자 남자 남자 남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우습고 낯설었다. 빡빡 민 머리에 수염을 기른 얼굴도 그렇고. 운동한답시고 붙여놓은 근육들도 그렇고. 어릴 때부터 늘 할매/어매/이모/누나들 틈에서 파묻혀 살아서 여자애처럼 자랄까봐 걱정하던 몇몇 어른들, 지금 날 보면 안심하시려나. 이건 농담만은 아냐. 이따금 사람들 틈에서 짐짓 "남자처럼" 말하고 "남자처럼" 행동하는 내 모습을 보면 낯설어지곤 해. 학교다닐 때 나는 외모도 말투도 취향도 관심사도 '마초맨'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외모와 태도, 말씨와 사고방식 등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남성성에 내가 맞춰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이건 선천일까 후천일까.


  • 올 여름에는 만 2년여만에 서울에 가겠다. 때마침 사촌 결혼식도 있다니까 일정을 맞춰서 네덜란드에도 들르게 될 듯 하고. 가는 김에 런던에서 고교동창 김씨 아낙도 만나보고. 서울에 가면 새로 이사했다는 집에서 가족들과 상봉할 테고, (가능하다면) 조카랑도 친해졌음 좋겠고. 면허증 갱신하고, 은행업무 정리하고, 치과도 가고, 여타 건강검진도 싹 하고. 한참 못 만났던 고교/대학 친구들도 만나보고. 화려한 금의환향은 아직 아니지만 생각하면 기분 좋아. 놀리듯이 날더러 한국말 어설퍼졌다고들 하는데, 올 여름을 기점으로 나의 한국어 구어-_-실력도 원상복구 시키겠삼. 아직 많이 남았지만, 거기서들 봅시다.
2010/02/16 03:11 2010/02/1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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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7 0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여름에 꼭 졸업할테얏.

  2. 국화 2010/02/17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저는 2년후에 치아교정끝나욧! 젠장.
    저는 일단 기계하고는 많이 안친해서 뭐 연결하고 이런건 잘 모르지만 일단 소리 어떻게 나올지 진짜 궁금하네요 . 되게 예민한아이인거같은데 저는 그런소리 되게좋아하거든요 -

    • 범한 2010/02/17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숙해도 그나마 다룰 줄 아는 악기가 기타라서 많이 집착하게 되네요.
      이펙터/앰프 장치도 (소프트웨어로) 차곡차곡 챙겨가고 있구요.
      조금만 한가해지면 녹음 연습삼아 몇 곡 정도 연주해 볼 계획이랍니다.

  3. n 2010/02/26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뭘..겉은 남자여도 속은 아줌마인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