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 팀 재편과 자리 이동이 있었다. 이젠 나도 공식적으로 Team Dell 소속. 업무 소개와 지침을 전해듣고 꼬박 하룻동안 달리고 나니, 지금까지와 직무의 규모가 부쩍 달라졌단 걸 실감했다. 솔직히 호기심반 의욕반에 당분간 퇴사 않고 여기 붙어있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생기고. 내가 작업한 것들이 전 세계 델 네트워크에서 기준으로 사용될 거라니 슬쩍 우쭐하기도.
- 언제부터랄 것도 없이 밤마다 술을 마셨다. 2월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셨던 듯. 당연히 만성적으로 몸상태도 개운치 못했고. 게다가 요즘엔 툭하면 눈도 펑펑 쏟아지는 통에 저녁에 운동하러 나갈 수도 없었다고. 습관적으로 술에 기대는 성향은 선천적인 걸까 후천적인 걸까 쓸데없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이젠 밤마다 음주 대신 근력 운동에 기대기로 결심했지. 처음으로 단백질 보충제(-_-)도 한 통 사봤다니까. 오랜만에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놨다 했던 덕분인가, 어젯밤엔 진짜 곤하게 잠들었다.
- 며칠 전 싱가포르의 한 심리학계 종사자로부터 메일을 받은 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다. 심리학으로 학부/대학원을 졸업하고 그 바닥에서 일하고 있지만 시각커뮤니케이션/디자인 계열로 진로를 전환하고 싶다면서, 우연히 발견한 내 웹사이트에서 이력서를 읽고는 반가운 마음에 조언을 구하기로 했단다. 나 살던 얘기와 그 사람 살던 얘기를 나누고, 어찌어찌 (썩 성공적으로) 먼저 걷게 된 길에 대한 경험들을 전해주다 보니, 덜컥 격세지감이 느껴졌달까. 나는 으레 도움을 청하고 인도를 바라는 입장이었는데, 금세 내가 누군가를 지원하는 입장이 됐다니.
- 뉴욕에서 공연예술 전공으로 학교를 진학하고자 떠나왔다는 지인이 요즘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중이란다. 나야 공연예술계 인사가 아니니까 오디션 준비나 연습 따윈 딱히 도와줄 수 없지만, 서류 작성 및 에세이 작문을 챙겨주는 한편 총체적 동기부여(닥달하기)에 힘쓰고 있다. 이래뵈도 내가 학교도 제법 다녔고 한참 말/글로 먹고 살았다니까? 글쓰기를 돕는다는 건 일차적으로 생각하기를 돕는 과정이라, 마치 소크라테스식 (소위 산파법) 대화를 지향하는 느낌이 들어 조금 멋적었다. 아, 누군가를 지도하는 건 이런 느낌인 건가 생각했지. 우스운 말이지만, 나 선생질 하면 잘 할 것 같아.
- 서울 살 때는 요리란 게 남의 일 같기만 하더니 혼자 지내는 생활이 자리를 잡으면서 슬슬 뭔가 해먹는 일에도 감이 생기는 기분이다. 내가, 응?, 하자면 잘 한다고. 파스타 삶고 볶는 건 기본이라지만, 각종 국과 찌개는 물론, 요샌 닭죽도 끓여먹고, 이래저래 반찬도 만들어 먹는다니까. 그래, 솔직히 할매처럼 뛰어난 실력이라곤 않겠지만, 그래도 생존형 요리로는 꽤 먹을만하다고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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