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른살 갓 넘은 놈 치고는 이것저것 공부도 제법 한 편이고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녔고 이래저래 경험한 것도 많았어. 어디서 뭘 하건 뒤쳐져 본 적 없었고, 누가 뭘 시켜도 버벅대며 망쳐놓은 적 없고. 군소리없이 따박따박, 맡겨진 일은 꼼꼼하게 해결해 놓고 마는 사람. 난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쓸모있고, 효용가치 있는 인력이다.
- 근데 문제는 내가 너무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거야. "쓸모"란 건, 말 그대로 "쓸" "모"가 있을 때 쓸모있는 빛을 발하는 법 아니겠어. 나는 그냥 도움되는 사람, 지원받을 사람, 일 맡길 사람, 검토받을 사람, 긴급할 때 요청하면 해결해 주는 사람. 그 정도인 것 같아. 쓸모를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쓸모가 요구되지 않을 때는 자연스레 잊혀지고 만다는 건 조금 서글프다.
- 어젯밤 잠자리에 들며 생각했다. 그래서 늘 내겐 클라이언트는 많았어도 친구는 별로 없었던 거야. 나는 으레 목적이 있어야 닿고, 쓸모가 있어야 떠오르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거다. 심지어 연애할 때조차 난 '쓸모있는 남자'일 뿐 '사랑받는 남자'가 주역할은 아니었던 게 아니었나. 이리 생각하니 영 지랄맞네.
- 이것 봐. 또. 간만에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쉬려는데, 블로그 포스팅 하나 깔짝 쓰려니까 사장이 집에서 일 하라고 전화 해 왔잖아. 누구와도 가뭄에 콩 나도록 '용건 없는 안부전화' 한 통 주고받지 않지만 '용건만 간단히 업무전화'는 하루종일 백날 달고 사는 인생. 쓸모는 많지만 관심은 별로 안 가는 인간. 난 그런가 봐. 아. 여튼. 오늘도 (예기치 않게) 일에 치이는 밤.
http://www.baadaa.net/kc/trackback/323





i think you should stop beating yourself up..
내가 그래, 응?
능력있다는 것이니 너무 상심마시길..^^
아 인생이 썅파울로여
사이드바에 대학원 합격 소식이 뜨는군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학교에서 한 발 벗어나나 싶으면 도로 한 발 딛게 되네요.
드디어 또 한번의 결정의 시간이로세.
기다릴때는 초조하고, 결정하려면 걱정되는 것이 인생이겠지?
축하한다.
곧 전화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