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han Yu
  •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조금만 쌓여도 독이 돼. 순식간에 혈관을 타고 끓는 물이 흐르는 듯, 살점이 타들어가는 감각이 일어나거든. 그러니 난 누군가 미워하고 싶지가 않아. 뭐 내가 대인배 성인군자라서가 아니고, 정말이지 마음에서 몸으로 전이되는 통각이 싫어서. 적대감과 혐오감을 제깍제깍 뱉어놓지 못하는 고상한 성격 덕분에, 시퍼렇게 날이 선 감정들이 모조리 내게로 돌아와 독이 되고 마니까.


  • 화가 나고 미움이 피어나는 상황에 내가 대처하는 방법은 결국 대충 두 가지로 추려졌다. 몽땅 너그럽게 포용해 주든가, 아니면 몽땅 포기하고 철수해 버리든가. 전전긍긍 불쾌감/혐오감을 품고 지지고 볶으면서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는 건 싫으니까. 기분좋게 다 안고 가거나, 그걸 못 하겠으면 아예 관계를 접어버리자는 거지. 싸우기도 싫고 화내기도 싫고 설득하기도 싫고 반목하기도 싫어. 물론 내가 성인군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 고통스런 순간들 버텨내는 게 싫어서야. 못 견디겠으니까.


  • 마음이 힘들면 몸도 힘들어. 난 소심하고 꼼꼼한 사람이라 그게 좀 심해. 외골수니 독고다이니 장난처럼 놀리는 말도 종종 듣지만, 실은 내가 진짜 모질고 독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냐.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갈등과 반목의 상황을 감당하기가 괴로우니 궁여지책으로 이리 된 거지. 망설임없이 혼자 떨어져 떠돌아다니는 꼴에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난 늘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 내 허물에 대한 용서를 빌며, 나를 쑤셔대는 꼬챙이들을 용서하려는 마음을 바라며 .... 대인배라서가 아냐. 진짜 소인배라서야. 독기와 악기를 떠안고 살기엔 내 그릇이 너무 작아.
2010/04/21 17:52 2010/04/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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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04/23 0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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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한 2010/04/23 0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빙고. 연애가 가장 난관이죠. 특히 '심술궂은 연애'라면.
      가뜩이나 미워하는 일도 힘든데, 좋아하는 사람이 미우면 어쩌라고. -_-;
      이건 불행인지 다행인지, 연애관계 없이 지낸지도 어언 ... 크흠. 한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