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고민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계획에 대해서 계획하는 것. 의미의 의미를 더듬는 것. 기호의 기호성을 살피는 것. 구름 위를 걷는 생각. 땅 위에 발 딛고 서서는 꼬집을 수 없는 대상.
- 유범한은 말을 어렵게 해. 쓸데없이 있는 척 해. 사실은 깊이도 없으면서 있어보이는 단어만 골라 써. 맨날 쓰는 말도 비슷해. 허풍선이야. 어휘도 짧고 정확성도 부족해. 유치해 ... 이런 얘기들 앞에 내가 뭐라고 대꾸해야 할까.
- 내 지금 직업은 기술자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을 만들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을 다루고, 숫자로 추적할 수 있는 결과물을 추구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만지지도 보지도 못하고 계량화하지도 못하는 것들만 마음에 품고 살아. 이거, 허영이야?
- 문자는 소리에 대한 기호야. 소리는 의미에 대한 기호야. 명제화된 의미(S-structure)는 사유(D-structure)에 대한 기호야. 결국 언어생활은 처음부터 끝까지 메타적 과정인 거지. 이거, 어려운 말인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 얕은 깜냥으로는 이보다 쉽고 간단하게 적진 못하겠네.
- 그릇은 담기 위한 도구. 안에 담긴 것을 소비하건, 담고 있는 그릇만을 소비하건, 그것은 당신들의 몫. 하지만 겉에 있는 그릇만 하염없이 만지작대면서 알맹이를 씹어먹고 있는 양 으스대면 곤란하지. 아는 건 아는 것. 모르는 건 모르는 것. 그 경계를 모르는 건 자랑도 아니고 멋도 아니야.
- 난 모르는 게 많아. 그래서 늘 답답해. 언제나 안절부절 못하고 고민해. 남들은 안 하는 고민을 나 혼자 끙끙대고 떠안았다고 투덜대진 않겠고. 남들도 나처럼 쓸데없이 고민을 위한 고민, 꿍꿍이를 위한 꿍꿍이 떠안고 살아가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어. 하지만 사서 고생 구름 위를 걷는 내 사유 습관을 함부로 비웃으면 내가 좀 싫다. 나에게 "기호"는 그냥 취미가 아니고, 한 순간도 놓아지질 않는 업보같은 화두야. 온전한 소통, 완결된 문장, 유의미한 논리, 이런 게 나한텐 사치도 재미도 아니거든. 너는 몰라.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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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제가 다 민폐끼치는 기분이군요 OTL 우리 집에 오셨다가 얼간이에게 무료 과외를...........
별 말씀을요. 얼간이들이 물어뜯는 이전투구 진흙탕에 굳이 발 들인 제 탓이죠 -_-
웬만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는 대열에 한 몫 거들지 않는 편이지만,
언어니 기호니 문자니 하는 게 워낙 저한텐 사활을 걸 정도로 중요한 화두라
도무지 그냥 못 본 척 넘길 수가 없었답니다. 부디 얼른 한풀 꺾이길 바랄 뿐. 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