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han Yu
  • 논쟁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때, 주장의 옳고 그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 주장에 도달하기까지 사용된 논리와 근거라고 봐. 누구나 서로 달리 생각하는 법이니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수긍할만한 근거와 납득할만한 논리를 바탕으로 했다면, 설령 자신과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고 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인정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자신의 논리를 입증하고 상대방의 논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어른스런 토론의 기본이다. 서로 귀막고 목청 높이기에만 급급하다면 다함께 바보가 될 뿐.


  •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고 해서 무턱대고 상대방을 병신이니 바보니 감정적으로 물어뜯는 건 어린애들이나 하는 짓이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논리로 따져서 반박하지 못하고 대뜸 인신공격에 나선다면, 자기가 졌다고 승복하는 셈이다. 모르는 걸 몰랐다고 수긍하고, 틀렸던 점을 틀렸다고 인정한다면 부끄러울 것도 없는데. 억지부리면서 토달고 이죽거리니까 점점 더 부끄러워지는 거야.


  • 세상엔 "잘난"하지 않아도 "그냥 잘나서" 잘난 가 나는 사람들도 있는 법. 굳이 "못난"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냥 못나서" 못난 가 줄줄 흐르는 사람들이 있듯이. 생각해 봐.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면 "있는 척",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떠들면 "아는 척", 경험한 적 없는 일을 경험한 것처럼 과시하면 "경험한 척"이지만, 실제로 "있고, 알고, 경험 많은" 사람들은 그게 이 아니야. 그런 모습이 무조건 "잘난척"이라고만 느껴진다면, 스스로가 얼마나 "없고, 모르고, 경험 부족한" 존재인지를 한번쯤 되새기기 바란다.


  • 겸손과 자기비하는 동의어가 아냐. 아는 것 안다 말하고 틀린 것 틀렸다고 지적한다 해서 겸손치 못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거든. "아는 것"을 실어 견해를 주고받는 일은 과시도 아니고 거만도 아니야. "여기 다 바보들 뿐이네"라든가 "병신, 말해도 못 알아듣네"라든가 "연락처 줄 테니 한번 덤벼봐"라는 식으로 철없이 깐죽대는 거야말로 겸손을 모르는 짓이지.


  • 고백하자면 사실은 살짝 부끄럽다. 상대할 가치도 없는 일에 너무 진지하게 대응했나 싶고. 혹시라도 내 지인들이 알면 "고작 그런 일에다 그렇게 공들였느냐" 놀릴 것 같아. 평소에 웬만해서는 이런 소모적인 논박에 끼어들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이번엔 정말 참기 싫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지만, 이 정도 수준의 인간들을 길러내는 것이 한국 교육의 단면이구나 싶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고도 생각하는 법, 말하는 법, 듣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관계에 대해 인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전반적으로 실망했고, 그만큼 마음이 더 닫히는 기분이다.
2010/05/08 00:53 2010/05/0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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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화 2010/05/08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버러지같은일이 발생한건가요?! 얄팍하게느낀거지만 저런 (나대는) 사람들중에서
    면상앞에 대고 똑바로 똘똘하게 얘기하는사람 그닥못본듯'-' 걍 개무시해야져뭐
    ... 토닥토닥

    • 범한 2010/05/08 1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은 해프닝에 살짝 좀 휘둘렸습니다. 얼결에. 그냥 그러려니 해야죠.
      날도 좋은 봄날에 주말도 없이 회사에 쳐박힌지 벌써 3주짼데,
      함량미달인 사람들한테 신경 써줄 마음의 여유가 없답니다. -_-;